알렉스 퍼거슨 감독 “관찰의 힘이 결정적 8분을 만든다”

2014-06-10 09:07 오전
손재권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EY 최우수기업가상 행사에서 연설하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사진제공=SBM)>

알렉스 퍼거슨 감독 “관찰의 힘이 결정적 8분을 만든다” 

매경 한예경 기자가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EY 최고경영자상 시상식에서의 강연한 내용을 현지 취재했습니다. 
오늘 가나전에서 크게 졌는데 … 이날 강연에서 퍼거슨 감독은 “잘했어(Well Done) 만한 더 큰 칭찬을 찾아보지 못했다”고 하네요. 과도한 칭찬, 과도한 비난은 독이며 리더는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 인터뷰에서 저는 `관찰의 힘(Power of Observation)’이 중요하다는 퍼기 경의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관찰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퍼기경은 “선수들을 관찰하다보면 때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도 보게 된다. 그렇게 해야 소중한 하프타임 8분을 잘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짧은 시간에 감독이 용병술을 펴기 위해서는 평소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히 관찰해놔야지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홍명보 감독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CEO도 새겨 들을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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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Well done)!” 
세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격려하는 방식은 짧고 명쾌했다. 단 두 단어의 마법으로 퍼거슨은 맨유를 세계 최고 축구클럽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5월 시즌을 끝으로 맨유 감독에서 물러난 퍼거슨을 지난 7일 모나코 작은 도시 몬테카를로에서 만났다. 
최근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스포츠 비즈니스에 대한 강연을 맡고 있는 그는 모나코에서 열린 EY 세계 최우수 기업가상 행사에 특별연사로 초대받았다. 
퍼거슨 전 감독은 이날 전 세계 60여 개국을 대표하는 최고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리더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기대가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수준을 기대한다”며 “하지만 못했다고 해서 두 번 이상 비난하지 않고 잘해도 ‘잘했어’ 이상 말하진 않는다”고 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시즌 기간에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항상 경기가 있다. 수요일 경기를 끝내고 돌아와서 목요일까지 선수들을 야단치면 당연히 토요일 경기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날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은 두 번 이상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칭찬도 마찬가지다. 그는 칭찬에 인색한 것 아니냐는 말에 “잘했다는 말 외에 더 좋은 칭찬을 못 찾았다”며 “과도한 칭찬 역시 다음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잘라 말했다.
1986년 맨유 감독이 된 퍼거슨은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맨유를 세계 최고 축구클럽 브랜드로 만들어 놨다.


[몬테카를로(모나코)=한예경기자]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직접 소개한 리더십은 단순했다. 일관성이었다. “지난 40년간 감독생활을 하면서 항상 변함없이 살기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뜨거운 스포츠 축구를 누구보다 차갑게 다뤄왔던 것이다. 
축구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원칙이지만 이 원칙을 퍼거슨 전 감독만큼 잘 지켜온 이도 드물다. 퍼거슨 감독이 소개한 리더십 비법 5가지를 소개한다.

1. 일관성이 최우선


“성공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나는 맨유에 유소년팀을 뽑기 위해 부모들을 직접 만나고 다녔는데 맨유에서 몇년이 지나 유명선수가 되고 나면 엄마가 아들을 못 알아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는 안된다. 나는 그런 선수들한테 주말에 집에 좀 다녀오라고 한다.”
퍼거슨 전 감독은 시종일관 ‘사람이 변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북부의 고븐이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자랐다. 퍼거슨은 양친이 모두 아침 일찍 조선소에 일을 나가셨기 때문에 늘 할머니가 점심을 챙겨줬다. 그는 “나는 시작이 초라했던 노동자 계급 사람이기 때문에 리더가 되면 모든 걸 다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을 잘 안다”며 “성공하더라도 초심을 잃지말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오래간다”고 조언했다.

2. 장기계획 먼저

“내가 43살에 맨유에 왔는데 그때 맨유는 리그의 하위권이었다.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단기적인 접근은 의미없다. 장기적인 성공의 발판이 필요했다. 유소년 클럽을 먼저 키운 것도 그 때문이었다”
퍼거슨 전 감독이 1986년 맨유의 지휘봉을 잡았을때 맨유는 꼴찌에서 두번째였다. 새로 부임한 퍼거슨은 당장 성과를 내기보다는 선수들의 몸을 만들고 기강을 바로 잡았다.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11위까지 올라와있었다. 
맨유에서 퍼거슨 전 감독은 4~5년 단위로 장기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나 AC밀란의 파올로 말디니 등이 10대때 퍼거슨에게 발탁돼 20년간 장기 선수생활을 했던 대표적인 예다.


3. 결정은 신속하게

“저는 관찰의 힘(Power of Observation)을 믿습니다. 물론 선수들을 관찰하다보면 때로는 보고 싶지 않은 장면도 보게 되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해야 소중한 하프타임 8분을 잘 쓸 수 있습니다.”
퍼거슨 전 감독은 유소년팀부터 1부리그 선수들까지 모든 선수들의 트레이닝세션에 참관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코치들이나 하는 일을 감독이 직접 나서서 하는 바람에 불편해하는 코치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짧은 시간에 감독이 용병술을 펴기 위해서는 평소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히 관찰해놔야지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4. 개인보다 팀이 우선


퍼거슨 전 감독이 어디가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토록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것이다.
맨유의 선수들은 세계 최고 축구 클럽에 걸맞게 최고 대접을 받는다. 시즌당 수백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모두 각 나라에서 최고라는 이들이 맨유에 모인 것이다. 
퍼거슨 전 감독은 “크리스티아누(호날두) 같은 선수들은 처음에 워낙 거만하게 굴어서 라커룸에 가면 데이빗(베컴)이랑 다른 선수들이 양말을 집어던질 정도였다”며 “하지만 그건 라커룸에서 얘기고 그라운드에서는 팀이 모든 개인들에 우선한다는 걸 강조한다”고 밝혔다.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으로 있을때 더욱 소중한 개인이 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게 그의 감독 철학이다.

5. 계속 이기려면 휴식부터


“리그에서 두번 세번 우승할 때마다 내년에도 다시 리그컵을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13차례를 우승했다. 비결은 쉬는 것이다. 경기가 끝나면 모든 걸 잊어버리고 쉬어야한다.”
퍼거슨 전 감독은 미디어 인터뷰를 안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매주 토요일 경기가 끝나면 미디어들이 몰려오지만 나는 모든 걸 뒤로하고 밖으로 나간다”며 “경기시간 동안 몸속에서 솟구쳤던 아드레날린을 통제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한번 이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계속해서 이기는 것은 더 어렵다. 그는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지만 승리에 도취되거나 실패에 천착하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 나는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루머가 아닌 오피셜이 나올 때까지 믿지 않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충격과 함께 감격스러워했다. 퍼거슨 경은 넘사벽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가 박지성을 고르다니.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박지성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맨유를 정상을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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