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 최초의 빅데이터 월드컵

2014-06-08 11:42 오후
손재권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측

H조 : 벨기에, 러시아 16강 진출 
우승 : 브라질
… 그러나 이변은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한국팀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 훈련 중.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은 역사상 가장 젊은 팀이지만 그만큼 그라운드에서 더 많이 뛰고 투지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등 주전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들도 호락호락 하게 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선을 거치고 평가전도 거치면서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낮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튀니지전 패배가 기대감을 낮추는데 기여하지 않았을까. 
해외 전문가들도 한국 대표팀 성적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은 편이다. 에전엔 감으로 의존했다면 이제는 ‘빅데이터(Big Data)’를 동원해 예측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도박사 예측이나 평가전 결과, 전문가들의 감에 의한 예측이 주류였다면 이번 월드컵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능력, 감독의 경험 등을 종합해 결과를 내놓고 있다. 
최초의 ‘빅데이터 월드컵’으로 불러본다. 
정교해진 데이터가 이길 것인가 아니면  변수가 많은 축구는 `사람의 직관’일까. 
(한국인빼고) 한국팀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적이 있었던가. 놀라운 투지를 보여줬던 한국 대표팀이다. 

파이브서티에잇(Five Thirty Eight) : 1승 2패 

2012년 미 대선 결과를 거의 정확히 예측해 더 유명해진 네이트 실버의 파이브서티에잇에서 월드컵 예측을 내놨다. 
한국은 1승 2패로 예측이 됐다. H조에서는 벨기에와 러시아가 이변없이 올라갈 것이란 분석이 다수다. 






도박사 예측 : 벨기에, 러시아 진출

골드만삭스에서 별도로 ‘월드컵 경제학‘을 발간했는데 이 자료에 온라인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Radbrokes)의 배팅 결과를 넣었다. 
온라인 도박사들은 벨기에(우승확률 16/1)와 러시아(80/1)이 16강이 진출할 확률이 높다고 봤다. 한국(300/1)과 알제리(1000/1)은 상대적으로 확률이 낮다. 하지만 한국이나 알제리가 16강 이상 진출하게 되면 대박이 난다. 
베팅은 아무리 과학을 동원한다고 해도 심리이자 ‘분위기’다. 대략 분위기는 이렇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골드만삭스 : 한국 16강 진출확률 49.1% 

골드만삭스의 `월드컵과 경제학 2014’에서도 H조 16강 진출팀을 벨기에와 러시아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0년에도 ‘월드컵과 경제학’ 리포트를 내놓고 예측을 한 바 있다. 꽤 정교하다. 
골드만삭스는 한국팀이 전경기 1:1로 3무, 승점 3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49.1%다. 절반 정도로 본 것인가? 희망을 본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이 벨기에는 61.8%, 러시아는 64.5%다.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의 우승 확률을 절반으로 봤다. 홈 그라운드 잇점을 극대화해 우승 확률을 50%로 봤다(토너먼트 진출이 아닌). 결승전에서는 아르헨티나 또는 독일이 만날 것으로 예측 됐다. 


블룸버그 : 한국 1무 2패 

블룸버그에서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측을 했다.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10만번의 시뮬레이션 결과 한국팀이 1무 2패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첫 경기인 러시아 전에서 1:0으로 지고 알제리와 경기에서 1:1로 비기고 벨기에에도 2:0으로 진 채 승점 1점으로 탈락할 것이란 예측이다. 한국팀의 키 플레이어로는 기성용을 지목했다. 
블룸버그 스포츠는 H조 벨기에는 16강전에서도 포르투갈마저 넘어 8강까지 진출할 것으로 봤다. 우승팀은 브라질을 예측했다. 

 


CBS 스포츠 : 벨기에 러시아 16강 확실

미국의 지상파 채널 CBS는 데이터보다는 축구 전문가 6명의 분석을 통해 예측을 개제했다. 
6명의 전문가 중 5명이 벨기에, 러시아가 진출할 것으로 봤다. CBS 스포츠에서는 “오직 한명만이 한국이 러시아 대신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러시아는 카펠로 감독의 수비 전술이 뛰어나고 예선에서 포르투갈을 이기고 1위로 올라왔다. 러시아는 예전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다. 한국의 풍부한 월드컵 경험과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대학 축구 전문가 제리 히넨(Jerry Hinnen)만이 한국팀이 벨기에에 이어 2위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우승팀은 브라질이라는데 대체적으로 일치했다. 

 

 


EA 스포츠도 벨기에, 러시아

재미있는 것은 미국의 스포츠 게임사 EA의 월드컵 예상이었다. 
EA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역사적 대회가 될 것이다. EA스포츠의 축구 엔진을 시뮬레이션할 결과 독일이 남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최초의 유럽 팀이 될 것이다”고 과감히 분석했다. 하지만 “H조에서는 벨기에와 러시아가 16강에 진출,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나의 예측 

한국 대표팀의 컬러는 무엇일까. 2002년 히딩크 감독이 만들어 놓은 컬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선수 개개인이 정상급 팀에 비해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무시 못하는 팀이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방송을 지금도 재방송 하는데 “저 팀이 과연 한국팀 맞나?”라고 할 정도로 지금봐도 조직력이 뛰어나고 패스웍, 심지어는 개인 기량마저 정상급 선수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2013~2014년 거치면서 한국 대표팀은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 선수 논란이 계속되고 기성용 선수가 연이어 실수하는 것도 `실수’로만 보이지 않게 된다. 팀웍이 어떤지는 오직 현장에서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는 그렇게 강한 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지지도 않는 팀이다. 알제리는 러시아전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정신력을 극대화해서 결코 지지 않는 경기를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벨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vs 러시아 1: 2
vs 알제리 2: 1 
vs 벨기에 0:2 

1승 2패, 승점 3점으로 16강 진출은 힘들다고 본다. 


우승확률 50% 브라질, 마라카낭의 비극 씻을까

이번 월드컵의 관전 포인트는 ‘브라질’이 우승할 것이냐 아니냐의 여부일 것이다. 축구 전문가나 데이터나 모두 ‘브라질 우승’을 예측하고 있다. 
“이겨도 본전”이란 말이 있는데 브라질에게는 “우승해도 본전”인 상황이다. 
하지만 브라질인들은 아픈 기억 때문에 쉽게 “우승”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마라카낭의 비극’ 때문이다. 제 4회 브라질 월드컵을 치룬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우승을 예약해둔 것처럼 보였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최고 선수들이 출전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우루과이 최종전에서 아무도, 정말 아무도 예상치 못한 충격의 1-2 역전패를 당했고 우승컵을 우루과이에 헌납한다. 
이날 2명이 권총자살했고 2명은 심장비바로 사망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시상식도 대충 하고 본국으로 도망가야 했다고 한다.
월드컵 패배로 권총 자살이 속출했고 이날 출전한 브라질 선수들은 영원히 마치 범죄자처럼 숨어 살았다고. 
‘마라카낭의 비극’은 브라질리언의 트라우마라고. 한마디로 “설레발 치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다. 
브라질이 ‘마라카낭의 비극’을 씻을까 씻지 못할까. 이번 월드컵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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