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한국, 스스로 운명을 선택해야 한다”

2016-06-30 05:41 오전
손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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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

그 선택은 현재의 모든 한국인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 년 동안 자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인이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타인에 의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다.

선택은 다름 아닌 저임금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종속국가 (dependant country)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선도국가(leading country)로 남을 것인가하는 것이다.

선택은 반드시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 경제는 몇 세기에 걸쳐 가장 빠르고 급진적인 경제력 재편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신속한 선택이 요망된다.

경제력 재편의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은 혜택을 누릴 것이고 그 밖의 국가들은 낙오될 것이다. 한국은 낙오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신속한 선택이 필요 한 것이다.

세계 경제력 재편은 지구상에 새로운 부의 창출양식이 등장한 데에 기인한다.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은 “신경제(The New Economy)”, “정보사회(The Information Society)”, “제3의 물결 경제(The Third Wave Economy)”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대략 1만년전, 농업의 발명은 인류에게 급속하진 않지만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가져왔 으며, 이로 말미암아 농업노동력에 기반한 고대 문명이 발생할 수 있었다.

몇 세기 전의 산업혁명은 이전보다 훨씬 큰 두 번째 변화의 물결을 촉발시켰다. 이로 말미암아 완전히 새로운 부의 창출 메커니즘이 등장하였다.

노동력은 농장에서 공장으로 이동하였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모순과 갈등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제2의 물결은 인류에게 생활 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산업열강은 엄청난 경제력과 정치력, 군사 력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가난한 나라를 식민지화할 수 있었다.

산업혁명의 결과 세계는 두 가지 계층으로 양분되었다. 제1의 물결에서 벗어나진 못한 농업국가들은 밑바닥층을 형성하였다. 이들 국가는 땅으로부터 발생하는 수확으로 근근히 12 살아갔다. 오늘날에도 농경경제에 속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아주 먼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맑은 물과 생활필수품의 부족에 시달리는 등, 농업기반 경제의 생활수준은 가장 낮게 형성되어 있다.

농업국 위에는 제2의 물결을 받아들인 산업국가들이 위치하였다. 이 들은 세계 무역의 주요 활동국으로서 세계 경제에 영향력있는 국제 기구 및 기관에서 중 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과거 한국은 농촌 노동력에 기반한 가난하고 미개발된 경제구조로서 세계 경제의 일부 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 사다리에서 낮은 층을 차지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 한국은 역사적인 선택을 내렸다. 한국의 선택은 세계 경제 사다리에 서 많은 단계를 뛰어 넘어 선진 산업국가에 합류하는 것이었다.

일단 선택이 이루어지자 한국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의 성과를 나타냈다. 다른 국가들이 여러 세대 동안 이룩 한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의 이행을 한국은 근면, 지혜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단 1세대 만에 완성했기 때문이다.

1960년부터 1980년에 걸쳐 한국의 경제가 좀더 생산적인 형태로 이행함에 따라 생활양 식 또한 더욱 도시화되었다. 전체 가구에서 농가의 비중은 1970년 45%에서 1997년 10% 이하로 하락하였다. 공산품 수출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농산물 및 천연자원은 전체 수 출의 10%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산업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 재벌의 부상, 그리고 교 육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변화로 인해 한국은 이제 글로벌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 할을 수행하게 되었으며, 한국 국민들 또한 물질적인 면에서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리게 되 었다. 서울 올림픽 직전에 ‘The Economist’는 한국을 ‘경제발전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모 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소위 NICs(Newly Industrialized Countries)라고 불리는 신흥 공업국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게 되었던 것이다.

삼분화된 세계

그렇다면 최근 한국을 비롯한 NICs 국가들이 겪은 심각한 경제난국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경제난국의 원인으로는 금융위기, 경쟁심화로 인한 수출의 어려움, 부패, 재벌의 과잉 차입, 은행의 무분별한 대출관행 등이 일반적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획기적이고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의 등장으로 NICs들이 이제껏 도입하려 노력했던 산업 화시대의 경제모델이 더이상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기반 경제로 표현되는 새로운 가치창출양식은 강인한 육체 노동력 대신 창조적 마 인드, 즉 혁신적인 지식의 활용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혁신적인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된다.

혁신적인 지식(데이터, 이미지, 상표, 문화, 아이디 어 그리고 업무처리방식 등)은 노동력, 자본, 재고, 천연자원 및 에너지 등 타 생산요소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999년 11월 세계은행 심포지엄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 하셨듯이 “21세기에는 지식, 정보, 문화적 창조능력 등 무형 자원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세계 경제시스템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 농업경제는 여전히 세계 경 제 사다리의 최하위층에 있다. 그러나 한국이 이룩한 산업경제는 더 이상 세계 경제 사다 리의 상위층에 위치하지 않는다. 새롭게 등장한 지식기반 경제가 최상위층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시스템은 급속히 삼분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위치도 변화하고 있다.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 직업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 사다리상의 더 높은 위치 를 향해 다시 한번 도약해야 한다.

도약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경제 시스템인 지식기반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실패한다면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 등 많은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 라서 한국은 산업화 경제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혁신적인 경제로 세계를 주도하는 지 식기반 경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지식기반 경제라는 선진 경제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위기를 넘어서:21세기 한국의 비전, 2001. 6. 30.

*한국을 위한 이 놀라운 리포트를 낸지 15년만에 돌아가셨다. 한국인을 사랑했던 앨빈 토플러의 명복을 빈다.

 

 

 

3 개의 댓글
eunghwan park
2016-06-30 6:48 오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서거에 명복을 빌며 한세기를 풍미했던 과학적사고의 선각자로 미래지항적 높은
지성과 날카로운 감성은 지금도 높이 평가되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 합니다.

Grace Kim
2016-07-01 3:27 오전

컴퓨터의 원리와 그 파급만 보더라도 한국의 고대정신문화의 가치가 충분히 중명되었으므로 앞으로 이를 얼마나 더 찾아내고 제데로 활용할수 있는가가 이 보고서의 관건이 되겠네요.

2016-07-01 11:34 오전

15년전의 글인데 지금 읽어 보아도 지적이 적절하다.

(본문에서)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혁신적인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가 된다.
혁신적인 지식(데이터, 이미지, 상표, 문화, 아이디 어 그리고 업무처리방식 등)은 노동력, 자본, 재고, 천연자원 및 에너지 등 타 생산요소에 대한 의존도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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