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에 미디어도 세일을 합니다. 오늘 사이버 먼데이.
뉴욕타임즈가 앞으로 26주 동안 구독(디지털 버전 및 종이 배달) 50% 세일(227불 -> 110불) 상품을 내놨고 WSJ는 디지털 엑세스 한달치(21.99불)을 내면 6개월 볼 수 있다는 프로모션 진행 중입니다.
NYT와 WSJ는 디지털 유료화를 가속화하고 있고 오늘 ‘세일’까지 하는 것을 보니 이제 정착단계인 것 같습니다.
미디어가 블프 세일이 가능한 이유는 1. Paywall을 통한 유료화 정착 단계 2. 독자 프로파일 완벽 구축 3. 신문과 디지털 버전 번들 정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NYT와 WSJ뿐만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들이 이 같은 정책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절대로’ 안되는 것이기도 하죠.
(제가 몸담고 있지만) 한국의 언론이 내용과 그릇 모두 후진화되고 있는데 정말로 안타까운 것은 돌파구를 마련할 용기조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죠. 10년째 ‘진보 보수 언론 프레임’과 ‘언론을 통한 돈벌이 헤게모니’에 갇혀 새로운 시도를 못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한국의 신문은 독자를 모른다
-한국의 신문사는 ‘누가’ 신문을 구독하는지 모릅니다. 독자 프로파일을 갖춘 회사가 놀랍게도 ‘거의’ 없습니다. 독자(소비자)의 연령대, 지역, 학력 등을 알아야 타깃마케팅을 할텐데 프로파일이 없으니 대략의 ‘구독 부수’ 확대를 통한 광고영업이 마케팅의 전부 입니다. 사실입니다. 자세한 독자 프로파일은 대부분 지국이 가지고 있는데 요새는 지국도 신문 공동 배달하는 곳이 많죠. 지국이 거의 자영업 이니까 모 신문사에게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습니다. 독자 정보라고 해봐야 핸드폰 번호와 사람 이름이 전부이지만..
-독자를 잘 모르니 신문이 정교해질리 없습니다. 메이저 신문도 마이너 신문도 “다 같은 ‘언론'”이라며 같은 방향, 같은 독자를 향해 지면을 제작합니다. 그래서 데스크의 ‘감’과 사회적 분위기, 취재원에 대한 의존으로 신문을 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과 동떨어진 기사가 많이 나오고 ‘무리수’를 두게 되고 정치 편향적인 기사를 많이 보게 됩니다.
-독자 프로파일 구축의 중요성은 신문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돈이 많이 들고 활용 가치는 그만큼 없다며 포기했습니다. 인식 이후 이 상태로 5년 가까이 흘러 디지털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2. 네이버에 포획된 디지털
-디지털 유료화는 한국 언론의 해묵은 숙제이지만 안되는 이유는 네이버 때문입니다. 국민 대부분이 네이버를 통해 무료로 뉴스를 보고 언론사 닷컴도 네이버를 통한 뉴스 트래픽 유입이 많게는 70~80%까지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다 보니 전 언론사가 ‘네이버’라는 뉴스 B2C 업체에 뉴스를 공급하는 B2B 업체로 전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 뉴스 B2C는 힘들게 되고 있는 상황이죠.
-네이버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이미 네이버 저널 생태계가 깊게 만들어졌고 그것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벗어나려고 하는 방법도 ‘구태(조중동매만 빠지자는 등)’라는 것이죠.
-하지만 네이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미디어 생태계가 네이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그 폐혜가 크다는 것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에도 언론사 트래픽 유입을 통한 키워드 장사(실급검 등)와 광고 수입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소통없는 모바일
-인터렉션은 미디어의 본질이죠. 반응없는 언론을 어떻게 미디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한국의 미디어는 ‘반응이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소통 수단이라고 ‘설치’해놓은 닷컴 댓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에는 답이 없이 ‘기사 전파’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렉션을 통한 또 다른 언론이라고 하는 ‘미디어’로 인식하기 보다는 기사 유통 채널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댓글을 달고 트위터에 문의를 해봐도 답이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