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진 같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2013-01-25 05:24 오전
손재권



오늘 샌프란시스코 드영(de Young) 미술관에서 베르메르의 유명한 작품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봤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 왕립미술관(마우리츠하이스)에 있는 작품인데 샌프란시스코 드영 미술관에서 특별 전시하고 있다. 
오는 토요일부터 6월 2일까지 전시 예정. 이 기간에 샌프란이나 실리콘벨리에 출장 오는 분들은  꼭 시간내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직관 추천. 
왜냐하면 이 작품은 네덜란드 이외에서 거의 전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일본에서 지난해 전시됐었다고..)
원래는 토요일부터 전시 예정인데 오늘은 운 좋게도 미술관 회원 프리미어 전시(목, 금)로 미리 봤다. 오늘 바로 1년 회원 가입하고 바로 전시 직관. 오늘 관람으로 이미 1년 회비 뽑고 스토어 10% 할인도 받아서 이득이 됐다. 한두번 더 가지 않을까 싶다. 

베르메르 작품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서 본 이후 두번째. 베르메르는 생전에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아 직관하는게 쉽지 않은 화가 중 한명이다. 

나는 세계의 미술관, 박물관을 많이 가봤는데 이 작품은 유명세에 비해 직관하기 쉽지 않았다. 뭉크의 절규를 노르웨이에 가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17세기(1666년) 작품인데 과학의 힘으로 손상된 부분을 보수하고 리터칭해서 마치 방금 그린 그림을 보는 듯하게 전시됐다. 원본인데 마치 프린트된 디지털 작품인 것 같은 … 그래서 스칼렛 요한슨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소녀를 만날 수 있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떤 배경에서 이 그림이 그려졌는지도 알려진 것이 없다. 그래서 상상이 가능하게 됐고 소설이 나오고 영화가 나오기도 했다. 

 ‘빛과 그림자의 예술’, ‘사진같이 정교한 그림’이 특징인 17세기 신르네상스라고 불려지기도 했던 네덜란드 그림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네덜란드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얀 반 아이크‘ 때문이었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아르몰피니 부부의 초상’을 여러차례 봤는데 사실적 그림과 다양한 상징 그리고 거울에 비친 모습은 물론 개털과 그림자까지 정교하게 표현하는 섬세함에 반했다. 
이 전시에서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외에 다양한 네덜란드 17세기 작품을 만날 수 있었는데 17세기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지역 신문(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에서도 이 전시가 “실망을 주지 않는다”며 추천. 
자유의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한동안 한 소녀의 매력에 푹 빠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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