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3 리뷰(2) : Jack’s Choice 7

2013-01-18 08:51 오전
손재권

 

8비트 퍼스널컴퓨터 ‘아타리’가 나왔던 1979년 CES (사진 From +The Verge)
CES2013 리뷰(2) : Jack’s Choice 7


신년 벽두 개최하는 CES나 2월 바르셀로나에서 하는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를 보면 테크/모바일 기업의 일년을 조망할 수 있다. 업체들은 1년동안 고민하고 연구개발한 결과를 연초 전시회에 내놓고 언론이나 소비자 반응을 본 후 시장에 내놓을 시기를 결정한다. 그래서 CES나 MWC를 보면 한해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보인다.
나는 지난 4~5년간 CES 또는 MWC에 가서 직접 취재하고 기사 작성을 했는데 4~5년째 계속 들여다보니 나름대로 시각이 생겼다.
해외 언론은 뉴욕타임즈, WSJ 등 유력지나 CNET, 엔가젯 등 전문 미디어나 모두 자신들의 시각을 담은 새제품을 골라서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하지만 해외 미디어들의 선택은 너무 자의적이어서 동의하지 못하는 제품도 많았고 특히 한국 기업 제품은 무시하고 일본 편향적인 제품을 골라서 속상하기도 한적이 있다.
한국 미디어도 트렌드 기사를 쓴다. 
하지만 ‘빅샷’ 이나 ‘얘기되는’ 것 중심으로 쓰기 때문에 디테일에 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트렌드 쓸만한 지면도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나도 외신에서 ‘흥미로운 가젯 Top 7’ 처럼 내맘대로 CES2013 TOP 7을 골라봤다. 기준은 1. 새로워야 한다. 2. 지난해보다 확실히 진보해야 한다. 3. 멋있어야 한다. 4. 산업적 의미가 있어야 한다. 등..

Jack’s Choice(대략 무순) : CES2013편.

1. 뉴욕타임즈 부스

 

CES 뉴욕타임즈 부스

CES에 미디어는 대부분 ‘취재단’으로 온다. 공식 파트너 미디어인 CNET과 엔가젯은 스튜디오를 차려 실시간으로 방송도 했다. 한국에서는 기자단만 약 60명 이상이 온 것 같다. 뉴욕타임즈는 올해 큰 규모로 CES를 찾았다. 대규모 취재단이 아니다. 그들은 ‘디지털 NYT’를 가장 핫(Hot)한 ‘센트럴홀’에 전시했다.

CES에 뉴욕타임즈 부스는 처음이 아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보여줄게 없이 팜플랫만 나눠줘서 받아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올해는 전시장 방문객에게 신문 글자로 만든 초상화를 프린트해서 주는 이벤트도 했다. 도우미는 아이패드로 나의 사진을 찍었고 나는 ‘드림(Dream)’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섹션은 ‘기술(Technology)’을 선택. 그러자 뉴욕타임즈의 기술섹션에서 드림과 연관된 단어를 골라서 내 초상화에 글자를 입혀 프린트돼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뉴욕타임즈에서 받은 선물이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 외에 뉴욕타임즈 전시는 훌륭하지 않았다. 미디어 종사자가 아니라면 볼게 없었다. 보여줄 것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부스를 차려 나온 것 자체가 그 어떤 기업보다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본다. 왜냐면 ‘신문’이라는 전통 기업이 디지털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과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전통 산업은 신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잘나가는 산업, 기업이 모두 커넥티드 흐름 속에 ‘구태 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 미디어는 ‘브랜드’가 어떤 종류의 기업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기업에 이름값, 즉 브랜드는 곧 신뢰를 의미하며 이는 매출과도 직결된다. 광고주-소비자-미디어 모두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를 가꾸는 미디어 기업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빛나는 과거에 안주하고 있거나 아예 대책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문과 방송 등 올드미디어는 커넥티드 시대를 맞아 모두 “우리는 죽는다” “죽고 있다” “답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엄살이 아니다. 지난해 뉴스위크가 프린트판을 종간했으며 파이넨셜타임즈 독일판도 종간호를 냈다. 미국내 신문 1위로 올라선 월스트리트저널의 뉴스코퍼레이션은 지난 연말 프린트 부문과 방송 부문으로 분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미디어는 커넥티드 시대에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종이신문을 더이상 읽지 않고 TV앞에 앉아서 방송을 안보고 모바일 방송으로 원하는 시간에 보는 등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있는데 방법이 있을까?
있다. 뉴욕타임즈가 증명한다.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이 유일한 해답이다.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을 필두로 미국 20개 주요 신문 중 11개가 페이월(Paywall)을 통한 유료화를 단행했고 유료화의 전제조건인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두두자 뉴욕타임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면서도 독자들이 신문-태블릿-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페이월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화하고 신문과 번들 판매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의 디지털화는 신문의 해지 방어에 기여하고 있으며 디지털화는 새로운 광고주 발굴에 도움을 준다.
물론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옳은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나가다보면 결국에는 바뀐다. 
미디어는 앞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과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이는 미디어 기업이 반드시 가져야할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미디어 기업은 일반 기업과 다르다. 
미디어가 기업으로서 바로 서야 훌륭한 기자들을 영입, 높은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보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구현하며 능력에 따른 사회,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미디어가 없는 온전한 민주주의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시각에서 보면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회사는 많지 않다(특히 한국의 미디어들). 
CES에 나온 회사들은 대부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뉴욕타임즈와 같은 ‘미디어’도 부스를 가지고 나왔다. 이제 뉴욕타임즈도 CES를 통해 이제 “우리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고 선언한 있는 셈이다. 
그들의 하드웨어는 멀티 스크린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혹시 나중에 몇몇 콘텐츠 기업과 연대해서 아마존처럼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뉴욕타임즈의 CES 출현은 이 같은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다.

2. 삼성전자 기조연설(Keynote Speech) 및 전시장

 

 
삼성의 CES 기조연설은 이번에 세번째라고 한다(나는 진대제 전사장 이후에 이번이 두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삼성의 기조연설은 좀 늦은감이 없지 않다. 삼성은 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주인공임을 자처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매년 CES와 MWC의 가장 중심에, 가장 큰 규모의, 가장 화려한, 가장 볼거리 많은 전시를 자랑한다. 
전시장에 가면 삼성 전시장에 사람이 가장 많다. 관람객들도 이구동성으로 “삼성 전시 봤어?”라고 말을 한다. 이 같은 위상은 5~6년전에는 전자업계 소니와 모바일 업계 노키아가 차지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삼성이 전자와 모바일의 양대 전시회 CES와 MWC를 천하통일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전시는 잘했지만 버즈(Buzz)는 일으키지 못했다. 디지털 비전 및 업계를 관통하는 화두를 제시하지 못했기(안했기) 때문이다.
CES나 MWC나 기조연설자는 언제나 MS, 에릭슨, 퀄컴, 구글 등 기업의 몫이었다. 
CEO가 나와서 화려란 말빨과 함께 그들의 철학을 보여주고 현장에 모인 수만명의 전문가들에게 동의를 구한다. 기조연설은 잘짜여진 한편의 ‘쇼’이기 때문에 한번 보면 그 회사의 팬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삼성은 그동안 기조연설을 하지 않았다. MWC에서 대만 HTC의 피터 초우도 하는데 1위 기업 삼성이 기조연설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신문의 기자칼럼(기자24시)에 기조연설 좀 하라(이젠 비전대결에 나서야)고 쓴 적도 있었다.
외신 기자들이 “삼성은 도대체 철학이 뭐냐?”라고 물어보는 것도 당연했다. 삼성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최고로 만든다” 외에는 철학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도대체 왜 제품을 만드는지 메시지를 알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2013 CES에 삼성 우남성 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와서 ‘가능성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비전을 제시했다. 부품 부문 사장이 나온 것도 의미있었다고 보여진다. 빌 클린턴 전미 대통령과 ARM 워렌 이스트 회장이 찬조출연한 것도 괜찮았고 엑시노스 옥타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좋은 시도였다.

삼성 우남성 사장 기조연설 동영상

삼성의 전시장도 크기 만큼이나 볼만했다. 삼성은 이제 ‘보여주는 것’ 만큼이나 ‘보여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신경쓰는 기업이 됐다. 
가진 기술을 펼쳐놓는다고 전시가 아니다. 구글이나 MS와 같은 가치사슬 상단에 위치한 플랫폼 기업은 아니지만 ‘제조 기술’로도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그래서 아시아 기업들과 전세계 제조업의 벤치마킹이 될만한 의미있는 전시였다.
CES에 참가한 많은 한국인들이 아직 삼성과 코리아를 동일시하며 삼성이 큰 전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격해한다. 외국인들도 SAMSUNG을 ‘샘성’이라기보다 ‘삼성’이라고 한국말처럼 발음하기 시작했다.
삼성이나 한국인이나 여전히 ‘인지도 투쟁’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이제 ‘삼성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체적으로 만들어서 세계인들에게 심어줘야 할 때다. 하지만 삼성이 추구하는 가치를 아직 한국인들도 잘 모른다. 그러니 세계인들이 알리가 없다. 삼성하면 오너 가족이나 갤럭시를 떠올리는 한국인이 대부분이다. 
이제 CES에서 ‘삼성이 추구하는 가치과 삼성이 줄 수 있는 이용자경험’을 보고 싶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3. 퀄컴 ‘본 모바일(Born Mobile)’ 캠페인

폴 제이콥스 퀄컴 CEO는 올해 MS가 해마다 CES에서 해왔던 프리쇼 기조연설(개막 하루전 오후에 하는 기조연설)의 자리를 차지했다. 
폴 제이콥스에 앞서 이 자리에 섰던 사람은  CES 역사상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 단 두 사람에 불과했다. 사우스홀에 있었던 전시장도 ‘본 모바일‘을 컨셉으로 잡아서 대표 제품을 전시했다.
제이콥스 기조연설이 시작되자 마자 스티브 발머가 찬조연설자로 뛰어 나왔다. 경박하기 그지 없는 스티브 발머는 윈도폰과 서비스를 “베스트폰” 이라 자랑하면서 퀄컴 스냅드래곤 칩을 사용한다고 소리를 질렀다. 
난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인텔’을 떠올렸다. 모바일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회를 전력을 다해 다해가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사실 제이콥스의 기조연설이 굉장히 훌륭했다거나 전시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이콥스가 스스로 “모바일 회사가 CES에서 기조연설을 처음 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모바일이 테크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는 상징과 ‘본 모바일(Born Mobile)’이란 회사의 향후 방향이 이 모든 평범함을 잡을 만큼 의미있었다고 보여진다. 

CES는 ‘소비자가전쇼(Consumer Electronic Show)’다. 하지만 지금은 가전 제품은 찾아볼 수가 없다. 대부분 스마트폰과 태블릿이거나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결을 지향하는 제품들이다. 그래서 이제는 CES가 아니라 WES(Wireless Electronic Show)나 DES(Digital Electronic Show)로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결성은 CES의 DNA이며 모바일은 그 형태다.
퀄컴은 ‘본 모바일’ 캠페인을 통해 과거 ‘디지털 네이티브’란 개념을 연결시키고 있다. 
태어날때부터 인터넷 마우스를 잡고 태어난 아이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은 이미 과거가 됐다. 이제는 태어날때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쥐고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앱을 내려받는 세대가 자라서 세상을 바꿀 것이다. 
나는 지난해(2012년) 신문(매일경제)에서 ‘모바일 네이티브(Mobile Native)‘ 시리즈를 기획한 적이 있는데 ‘본 모바일’과 같은 맥락이었다.
당시 제기했던 ‘모바일 네티이브’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이었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고 카메라폰이 등장한 1999년부터 스마트폰 보급 3000만 명을 앞두고 있는 2012년까지의 디지털 혁명기에서 성장기를 보낸 10~30대를 일컫는다.
 ‘네이티브(native)’는 원주민이라는 뜻으로, 모바일 기기와 언어를 마치 특정 언어를 쓰는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의미이다. 모바일 네이티브는 1975~88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넷세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에 비해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이 특징이다. 한편 넷세대는 1가구 1인터넷의 정착기, 모바일 네이티브는 1인 1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이다” 

퀄컴 같은 부품 회사가 이처럼 ‘사회적 의미’를 담은 캠페인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퀄컴의 기조연설, 그리고 본 모바일 캠페인 모두 비즈니스의 변화 뿐만 아니라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4. 아우디 & 렉서스 Connected Car

아우디와 렉서스. 커넥티드 카를 전시한 회사 중 단연 돋보였다. 이 중 하나를 고르려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두 회사 모두 놀라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우디와 렉서스가 ‘커넥티드 카’ 분야에 선두주자였나?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분야 선두주자는 포드와 벤츠였다. 포드는 CES에 7년째 고정 출연 중이었고 벤츠는 지난해 CES 기조연설을 통해 커넥티드 카의 새비전을 보여줬다.
올해는 아우디와 렉서스가 커넥티드 자동차 기술을 단숨에 진화시키며 놀라게 했다. 
그리고 거대한 비전도 공개했다. 그들의 비전은 ‘스스로 움직일 줄 아는 자동차’다.
커넥티드 카는 그동안 자동차 대시보드(계기판)을 바꾸거나 앱을 내려받거나 4G LTE 기능을 내장해서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을 주로 선보였다. 피처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듯 피처카가 스마트카가 되는 상상이었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스마트 자동차’가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자동차 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안전운전에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란 의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CES를 보고 ‘커넥티드 카’에 대한 의문을 거뒀다. 그리고 이 것이 차세대 화두(Next Big Thing) 중에서도 가장 거대하면서도 얘기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커넥티드 카는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 즉 ‘자동운전차(Self Driving Car)’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우디는 CES에서 스마트폰으로 운전을 해서 차를 주차시킬 수 있는 ‘무인주차기술’을 공개했다. 이 차는 전후방 각각 6개의 센서가 있어서 운전자가 밖에 나와서 차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주차를 시킬 수 있다. 주차장의 빈 곳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운전 중에 가장 골치아픈 것이 바로 ‘주차’ 인데 이 기술을 사용하면 주차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도 ‘능동형 안전 운전강화 차량’을 선보였다. 이 자동차에는 GPS와 레이저 센서 등이 있어서 운전자의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차량간 충돌을 방지하고 도로에 사람을 덮치는 것을 막아주며 돌발적인 추돌이나 추돌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렉서스의 CES 발표


100% 자동운전 자동차로 가려면 아직 10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분명 10단계 중에 지금은 1~2단계에는 서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는 5단계 까지 갈 것이고 또 언젠가는 10단계까지 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속에 ‘커넥티드 카’가 나왔지.. 할때 말이다. 
커넥티드 카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는 ‘이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즉, 니즈(Needs)가 있다. 교통사고, 주차 스트레스, 출퇴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동차와 운전은 인류의 삶 속에서 ‘즐거움’이라기 보다는 ‘스트레스’에 가까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 말라는 것도 많다. TV를 봐서도 안되고 전화를 해서도 안된다. 
차 막힘. 기름 값, 각종 사고, 보험 등 .. 하지만 자동차가 인터넷 기술과 만나 ‘즐거움’으로 옮겨가려 하고 있다. 
차 막히는 시간에 ‘자동항법’ 버튼을 누르면 차 안에서 신문을 읽을 수도 있고 전화도 할 수 있으며 DMB로 야구를 시청해도 된다. 심지어 술먹고 운전도 할 수 있게 된다. 차가 집까지 모셔다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될까? 된다. CES에서 비전을 봤다. 커넥티드카는 구글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소파에 앉아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커넥티드 카는 인류의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큰 화두임에 분명해 보인다.  

5. 도시바 스마트 커뮤니티(Smart Community)


왜 도시바(Toshiba)가 눈에 들어왔을까? 
CES 첫날. 삼성, LG 전시관을 본 후 소니, 파나소닉, 카시오 등 일본 업체 부스로 발을 옮겼다. 슥슥 둘러본 후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도시바’에서 멈췄다. 
도시바는 새 TV, 노트북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클라우드로 집에 모든 가전을 통제하는 서비스 개념을 보여줬다. 하지만 나의 눈과 발을 멈추게 한 것은 TV, 노트북이나 클라우드가 아니었다. 
혼다 자동차와 함께 있던 ‘스마트 커뮤니티’란 개념이었다. 
안내문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혼다와 함께 에너지를 절감하고 가전이 스스로 인지하며 도시 전체가 스마트해지는 스마트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사여구는 없었다. 스마트 커뮤니티는 한국에서 ‘스마트 시티(Smart City)나 유시티(U-City)’와 유사한 개념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유행했던 ‘페이퍼 시티(Paper City : 문서상에나 존재하는 도시)’인 스마트 시티와 달라보였다. 도시바는 배전, 철도, 원전, 발전 등 기초 인프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도시바는 이미 프랑스 리옹에 ‘스마트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했으며 중국, 미국, 이탈리아 각지에 이를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시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원전 재앙으로 나라가 한번 뒤집힌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대지진 이후 탈원전, 친환경 에코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를 각 도시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 소프트뱅크가 앞장섰고 도시바, 히다치와 같은 기술 회사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서는 스마트 기술이 적용되야 하며 이는 강한 요구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오래된 도시가 많은 유럽은 친환경 기술을 적용, 보다 쾌적한 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요구가 있고 중국은 난개발을 막고 도시 자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고자 미국도 낡은 도시를 리뉴얼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 기술을 적용 중이다. 일본은 국민들이 스스로 ‘탈핵’ ‘반원전’을 원하기 때문에 스마트 커뮤니티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스마트 도시’로 가고자 하는 강한 이유와 욕구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개발 향수’에 젖어 왜 에너지를 절감해야 하는지 도시를 친환경으로 바꿔야 하는지 쾌적한 도시 환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적이 없다. 
4대강 사업이 ‘스마트’로 탈바꿈하는 개발시대 마인드에 젖어 ‘도시’ 조차 수출상품으로 보고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진 않았는가 싶다. 자국 국민들도 소비하지 않는 ‘스마트 시티’를 어떻게 수출하겠는가. 
도시바 ‘스마트 커뮤니티’에 발길이 멈춰진 이유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그들이 결국 시민들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쾌적하며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낼 것이고 이 것이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도시바의 스마트홈 데모 영상



6. CES 소셜미디어 명령센터(Command Center)

 

CES 행사장에는 주최측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명령센터(CES Social Media Command Center)가 있었다. 
세일즈포스닷컴에서 엔진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임시 고용된 것처럼 보이는) 직원 4명이 열심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포스퀘어 등에 올라오는 SNS 메시지를 분석하고 있었다. 
트위터 메시지를 올리는 연령대, 성별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회사, 제품 등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가장 화제가 되는 주제, 영향력이 높은 사람 등도 영화관 같은 화면에 볼 수 있었다. CES 행사 기간내 매일 약 15만개의 SNS 메시지가 올라왔고 이 같은 정보는 실시간으로 분석 돼 각 회사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에서 SNS를 활용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명령센터’를 공개적으로 실시간으로 분석, 운영하는 행사는 처음봤다. 
이처럼 CES는 대규모 ‘소셜 전시회(Social Exhibition)’라고 불러도 무방했다. SNS에서는 올림픽, 대통령 선거처럼 ‘모멘텀’이 있을때 관련 메시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테크, 미디어 분야에서는 CES가 SNS에서 가장 많이 대화가 오가는 행사일 것이다. 
명령센터에서 분석하는 데이터는 전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MGM그랜드 호텔에 가면 호텔 로비에 명령센터에서 분석한 데이터를 역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라스베가스 전체가 CES SNS 메시지가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전시회를 관람하면서 SNS를 동시에 보면 보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시회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어떤 제품이 많이 회자가 되고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SNS는 쇼의 참여도를 크게 높여준다. 

소셜미디어 통제센터 영상


7. 패롯(Parrot) AR드론2.0

사물과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디지털 씽스(Digital Things)’ 제품 중에는 패롯(Parrot)이 단연 으뜸이었다고 본다. 
패롯은 지난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움직이는 무인비행기(드론)인 ‘AR드론’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 회사는 올해는 AR드론2.0을 공개하고 무인비행기기 동시에 춤을 추는 공연을 시연했다. 
AR드론은 장난감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기에 카메라를 달면 ‘장난감’이 이상이 된다. 가까운 상공에서 집 주위를 근접 촬영할 수 있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집 주변을 드론을 이용해 촬영해 구글에 올리면 어떻게 될까? 구글어스는 위성사진이지만 소위 ‘구글 드론’은 좀 더 정교하고 3차원 입체 ‘스트리트 뷰’를 볼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은 위성사진이나 스트리브튜를 촬영할 수 없는 지역(인도 등)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찍어 올리도록 독려하고 있다. 
AR드론으로 축구 경기를 촬영하면 선수들의 움직임을 더 극적으로 볼 수 있고 야구 경기장을 촬영하면 입체적인 화면을 볼 수 있게 된다. 분쟁 지역에도 활용할 수 있다. 드론에 카메라를 달면 총포가 오가는 분쟁지역 촬영도 가능하다. 물론 개인정보 이슈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다. 하지만 드론이 줄 수 있는 ‘새로운 뷰’에 대한 욕망은 가리지 못할 것 같다. 
패롯은 AR드론2.0 외에도 블루투스 오디오 등 아이폰과 아이패드 주변 기기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뛰어난 디자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히트 상품을 내놓을 주목할만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 외에 ‘피트비트(FItBit)’와 ‘고프로(Go Pro)’도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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