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 피케티 교수가 오늘(2014년 9월 19일) 제 15회 세계지식포럼 사전 행사에 와서 강연을 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21세기 자본’에 대해 짧은 강연에 이어 국내외 석학들과 논쟁을 벌였다. 그의 핵심 주장인 `자본세’에 대해 논쟁이 있었고 그는 여전히 `자본세’가 세계적인 현상인 경제 불평등, 양극화, 1%대 99%의 사회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한국 경제학자들은 한국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아침에 구글 라이브 중계(https://docs.google.com/document/d/14SXa8A8ckKWwp71XrSnGdJYmvENwKNNiaBLSBDDuf3w/edit)를 했다.
피케티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중간에 많이 다운이 됐다.
경제학자 주장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2014년 들어 세계의 질서가 바뀌는 가운데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주장을 내놨기 때문에 관심을 모은 것 같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지만 생산성이 올라가지는 않고 성장률도 둔화된 가운데 리더립 부재와 극심한 양극화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국도 `피케티 열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의 핵심 주장이자 논쟁을 불러온 `글로벌 자본세’, `누진세’ 등이 양극화 극복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겠지만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케티 현상’을 `글로벌 자본세는 한국에 어울리지 않는다’ `기업가 정신을 훼손한다’ 등의 반박 주장이 나오는 것도 어설퍼 보인다. 그의 핵심 주장 중 하나는 `세습 자본’이다. 재능이나 노력보다는 태생이 중요했던 중세 `세습 자본주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 대기업, 재벌 뿐만 아니라 작은 중소기업, 심지어 교회까지 `세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한국인들이면 아는 상식에 속한다. 한국에서 `기업은 물려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소위 한류 드라마에서 조차 회장의 아들들이 실장, 본부장을 다 차지하고 이쁜 여주인공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본다.
유종일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토론회에서 “한국은 OECD국가중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소득 불평등 수준이 가장 높다. 게다가 한국의 부유층의 부는 미국과는 달리 세습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이처럼 소득 불평등이 확대되다보니 사회적인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개인의 부지런함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성공을 위해서는 집안의 배경, 학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한 것도 의미가 있다.
피케티의 자본세와 누진세 주장을 `가진자들의 돈을 뺏어 퍼주기 하라’는 말로 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각국마다 상황이 달라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나는 `자본세’ 주장과 복잡한 수식들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자본세’ 주장을 한 배경에 있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기술’과`교육’을 꼽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피케티 교수는 이렇게 소득 불평등이 생기는 요닝에 대해 “세계화와 기술발전 등으로 노동력에 대한 수급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고 한 부분에 동의한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노동자들 가운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울수록 임금 간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이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와 베이 지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연봉이 최소 1억~1억5000만원이 넘고 인턴을 해도 수천만원을 받아가는 현실을 설명해준다. 소프트웨어 중심 세계로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높은 연봉을 받고 부가 집중되는 현상은 노동력에 대한 수급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21세기는 경제성장률이 1.5%를 넘기기 힘들고 자본에 돌아가는 이익이 많아지며(돈이 놓을 낳는 현상의 심화) 부의 불평등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피케티 교수가 “부의 불평등은 계속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소수만의 엘리트 교육이 아닌 계층간 신분상승이 가능하도록 교육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앞으로 대전환이 없으면 `불행한 코리아’는 구조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 곳곳에서 “장사가 안된다”는 말이 나온다. 절대적인 손님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너무 쫀다.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수입(매출)이 줄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분발을 요구하며 특히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중간 관리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있다. 세습 자본의 위력은 더욱 커질 것이고 계층간 사다리는 점차 사라질 것이며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둘 것인가?
그래서 피케티 교수의 `기술’ `지식’ `교육’ 에 대한 주장에 눈이 간다. 사실 피케티 교수 뿐만 아니라 많은 세계적 전문가들이 양극화 대안으로 꼽는 것이 `교육’이다.
피케티 교수는 “공교육 강화”를 외쳤지만 한국에서는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공교육 강화를 외치는 사람들은 많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문제해결형 `앙트러프러너십’을 머리와 가슴에 장착하는 중요하고 이를 어릴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공교육 강화는 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국어 영어 수학을 학교에서 최고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학교체제를 뒤집을 수 있는 코세라, 칸아카데미 같은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쉽게 현실화하고 도와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어릴 때부터 협업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지금 `공교육’ 처럼 혼자 잘나고 시험 잘봐서 혼자 좋은 대학을 가게 만드는 것이 양극화 해소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와함께 기존의 틀을 무너트리는 `파괴적 상상력(Disruptive Imagination)’을 길러야 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피케티 강연을 중계하며 든 생각이다.
토마 피케티 강연 및 질의응답 전문
*피케티 교수 맨트 중심으로 재정리
규제 완화 관련해 경쟁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랑스도 경쟁을 지지한다. 한국은 부유한 개발도상국이다. 1인당 GDP가 3만불정도 되기 때문에 일본과 유렵 국가의 75%라고 생각한다. 지나친 규제 완화는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특히 금융회사의 높은 연봉은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결국 r과 g.. 중산층의 저축율.. 저축으로 받는 이자와 소득은 제한적이다.
차라리 금융상품에 투자하는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시장 규제 완화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건 어렵다. 금융시장의 규제완화는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