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CEO 마크 허드가 방한,인터뷰를 했다.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주제가 바로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였기 때문.
그는 디지털 파괴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대해 궁금했고 지금의 이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인터뷰를 통해 적잖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마크 허드는 래리 엘리슨은 아니었다는 점은 분명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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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뿐만 아니라 세계는 거대한 디지털 파괴 현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현재 16~34세)가 경제활동 인구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것은 향후 경제 산업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세계 1위 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Oracle)을 이끌고 있는 마크 허드(57) 최고경영자(CEO)의 분석이다. 마크 허드 CEO는 지난 22일 방한, 삼성전자 등 한국의 파트너를 만난 후 매일경제 등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지난해 CEO에서 물러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돼 기술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경영은 마크 허드가 총괄하고 있다. 오라클은토털 소프트웨어 솔루션(Paas, Saas, Iaas)를 갖추고 디지털 전환기에 큰 기회를 찾으려는 중이다.
이번인터뷰 주제는 `디지털 파괴(Digital Disruption)’. 모바일, 소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이 결합 돼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기존에는 없던 신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디지털 파괴’ 현상은 올해 CES 2015와 다보스 포럼에서도 강조되는 등 최근 글로벌 경영의 핵심 화두가 되고 있다.
허드 CEO는 기존 산업과 직업이 빠르게 변하고 파괴되는 현상은 신기술이 `인프라스트럭쳐’가 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의 시장 규모는 사실 작다. 72조달러나 되는 전세계 GDP 중 IT는 2조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IT는 모든 것에 연관 돼 녹아 있다. 이것이 디지털 파괴를 일으키는 원리이면서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파괴 시대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고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드 CEO는”내가 가지고 있는 이 스마트폰(어떤 디바이스인지 보여주지 않았다)의 이동통신사는 내가 서울에 있는 것을 안다. 많은 음성과 데이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나에게 한번도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통화하며 서비스 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제시해서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유통 산업은 신기술을 활용 중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과 방식, 디바이스로 직접 커뮤니케이션한다. 과거 구매경력에 기반, 제품 제안을 하기도 하고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고든다. 이런 동향은 여타 산업분야, 금융, 통신 등으로 널리 확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마크 허드 CEO가 강조하는 또 다른 글로벌 산업 구조변동의 원인은 `인구’다. 1984년 이후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는 `밀레니얼(또는 Y세대)’이 세상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미국은 노동 인구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원이든 고객이든 사람에 달려 있는 것아닌가. 지금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인구에 진입을 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 기술과 함께 자라났다. 기대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달 발표된 미국 센서스국 자료 분석 결과 올해 밀레니얼 세대는 7530만 명으로 7490만 명의 베이비 부머를 뛰어 넘게 된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젊은 이민자가 계속 유입 돼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허드 CEO는 “앞으로 혁신의 속도와 혁신을 위한 플랫폼이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은 오래된(PC가 중심이던 시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소셜네트워크나 심지어 인터넷이 없었던 시절 개발된 시스템을 사용 중이다. 지금도 힘든데 5년후 어떻게 직원과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고 반문했다.
이어 “나만 하더라도 구매한 제품에 불만이 있으면 콜센터에 전화하고 기다린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바로 전화를 끊고 인터넷에서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인구변화는 노동인구의 변화, 소비자의 변화를 의미하고 우리의 고객들이 받게 될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새 소비자, 직원들에 대응할 수 있는 새 디지털 백본(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 허드 CEO는 이처럼 디지털 파괴 현상과 노동 인구의 변화가 `권력의 이동(Power Shift)’을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나쁜 경험을 한 소비자가 자신의 경험에 대한 이야가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만 전해졌다. 지금은 다르다. 페이스북, 트위터, 비디오 공유 등을 통해 거의 즉각적으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권력이 이동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채용과정을 보면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 등을 통해 듣는 이야기가 전부였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무엇이든 찾는다. 투명성의 시대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고 적극 대응하는 기업만이 승리할 수 있다. 파괴(디스럽션)는 전략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현상이다. 그러나 대단히 실질적이고 주요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고객과 직원의 변화를 모두 시사한다는 점에서 많은 CEO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 허드 CEO에게 “많은 기업들이 이 같은 디지털 파괴 현상이나 드론, 3D 프린터 등이 기술도 두려워한다”고 묻자 “기존 방식으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 비용 절감이나 투자 확대 등의 낡은 경영 방식이 아닌 혁신을 위해 기민성(Agile), 혁신의 속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또 연구개발(R&D)을 위해 예산과 역량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혁신 주기(Innovation Cycle Time)가 빨라지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그는 “기술은 결과를 바꿔놓지는 못하더라도 결과를 더 빠르게 가져온다. 정보와 기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기가 단축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잃게 될 회사는 더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잃게 된다”며 “기존 기업들이 이런 상황에 대응하지 않고 손 놓고 있다면 결국은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중요하지만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는데 중간에 포기해서는 안되고 무엇보다 한국의 강점인 `하드웨어’를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소프트웨어는 어렵다. 오라클도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대로 완성하는 데 6~7년의 시간이 걸렸다. 소프트웨어를 잘 해야 한다고 해서 하드웨어를 등한시 하면 안된다. 하드웨어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마크 허드는 누구?
마크 허드 오라클 CEO는 직업이 `CEO’로 불릴 정도로 미국 정보기술 기업의 대표적 경영자로 꼽힌다. 델,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지난해 신임 CEO를 물색할 때 항상 `1순위’로 꼽혔던 인물이다.
마크 허드는 지난 2005년 3월부터 2010년 8월까지 휴렛팩커드(HP) CEO로 컴팩과 합병 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던 HP를 황금기로 이끈 것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사내 불미스러운일로 이사회에서 해임되자마자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지직접 영입했다. 래리 엘리슨은 “HP에서 마크 허드를 해임한 것은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몰아낸 것과 같은 실수다”고 한 말은 유명하다. 결국 2014년 래리 엘리슨이 CTO로 물러난 후 마크 허드가 오라클을 이끌고 있다.
▲인터뷰 전 마크 허드의 모두 발언
-2014년 11월에 종료된 Q2 실적이 12월 중에 발표됐다.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45%의 성장을 보였으며 예약(booking)도 150% 증가했다. 오라클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부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계속 성장을 하다 보면 규모가 커지면서 추가 성장을 이루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점차 성장률은 둔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라클의 경우 성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률도 가속화되고 있다. 여타 기업에서 전례가 없었던 성과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예약도 큰 폭으로 증대된 만큼 미래 매출도 더 빠르게 상승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한국에 강력한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PaaS를 소개했다. 리눅스, 자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시장 내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클라우드에서 1위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클라우드의 세가지 계층, SaaS, Paas, IaaS가 모두 소개되됐다. IaaS의 경우 일반 상품 인프라 제공 사업자와 유사한 형태로 과금(pricing)하고 있어서 원한다면 아마존도 고려해 볼 수 있다. PaaS와 SaaS에서는 오라클이 대단히 크게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다른 PaaS 사업자 같은 경우 소셜, 씨퀄, .net, 윈도우를 보유하고 있으나 당연히 자바와 리눅스가 훨씬 더 뛰어난 솔루션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그 PaaS 제공업체의 경우 SaaS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 PaaS와 SaaS를 함께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커다란 차별화 포인트. 애플리케이션을 PaaS에서 빌드해서 SaaS를 보완할 수 있고 근본적으로 동일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차별화다. 그리고 오라클만이 완결된 SaaS 애플리케이션 스위트(suite)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영업, HR, ERP, EPM 마케팅만을 위한 단일 애플리케이션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포괄적인 스위트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전략은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분야 최고 (Best of Breed)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와 동시에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스위트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현재 거대한 디지털 디스럽션 (Disruption)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노동인구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인구에 진입을 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술과 함께 자라났고 서비스와 관련해 대단히 높은 기대수준을 가지고 있다. 유사하게 업무 시 사용하게 될 도구(tool)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수준을 가지고 있다. 미래는 결국 직원이든 고객이든 사람에 달려있다. 자라나며 익숙하게 사용했던 도구들을 사용하길 원할 것이고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당연히 기대할 것임. 문제는 대부분의 우리 고객들이 아주 오래된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무리 전에 몇 가지만 더 언급하면서 앞으로의 새로운 세계가 어떤 모습을 띄게 될 지 말씀 드리고자 한다. SaaS의 형태로 오라클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하게 되면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매년 3번의 소프트웨어 릴리스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서비스의 형태로 솔루션을 제공받게 되고 매 4개월마다 새로운 기능들을 제공한다. 또 무조건 다 수용할 필요도 없다.
원치 않는다면 500 가지 중 100, 200, 9 가지만 선택해도 무방하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모든 기능들을 PaaS로 가져다가 자바를 이용해서 모듈로 작성할 수가 있고 애플리케이션을 전혀 변경하지 않고 현재 애플리케이션에 간단히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음. 과거와 현재의 세상에서는 혁신의 속도와 혁신을 위한 플랫폼 자체가 전혀 달라진 것임. 과거 20년 된 SAP에 갇혀 있었다면은 이제는 완전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혁신을 위한 원동력까지 누리면서 활용할 수 있다. 놀라운 혁신의 속도로 인해서 비즈니스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까다로운 밀레니얼 세대에 대응하는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당연히 새로운 형태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기업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
- 클라우드와 IoT 다음은 무엇일까? 가상화,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 많은 새로운 용어들이 실리콘밸리에 의해 만들어 지고 유행된다. 그런데 결국 중요한 점은 IT는 어렵다는 사실이다. 72조 달러나 되는 전세계 GDP 중 IT는 2조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IT는 모든 것에 연관되어 녹아있다. 디스럽션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고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는 것이 IT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 줄 것 같은 이런 용어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레거시 시스템을 바꾸고 현대적 애플리케이션으로 전환하고 IoT에서 나올 엄청난 데이터에 대응하고 이것을 클라우드와 연계시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실제 결정과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모든 부분들은 쉽지 않다. 고객과의 관계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 시간, 장소, 사람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한다. 적절치 않은 데이터, 시간, 사람으로 완전히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이 모든 것들은 적절한 사람을 적시 적소에 배치해 옳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오라클은 많은 노력을 통해 우리의 고객들이 디지털 디스럽션에 대응하고 새로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도록 도울 수 있는 최고의 입지를 구축했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을 돕는 것이다.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