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7에서 본 ‘주방의 미래 Future of Kitchen’

2017-01-24 04:25 오후
손재권

지난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친 CES2017은 신기술의 향연장이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드론, 가상현실, 로봇 등 ‘미래적 현실’을 반영하는 제품이 쏟아졌다. 누군가는 이 행사를 ‘남자들의 놀이터’라는 평가를 했다. CES를 주최하는 CTA에서는 성별로 참가자들을 나누진 않는다. 하지만 어림짐작컨데 기조연설자, 패널리스트는 물론 전시 주최자, 기획자 등 대부분 남성이 차지했을 것 같다. 여성들이 이 처럼 초대형 전시장에서 아직 제품을 안내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은 아쉽다. 또 ‘여성의 눈으로 본 CES’에 대한 기사는 아직 못본 것 같다.

그래서일까. 대부분 ‘남성’의 시각에서 ‘기술의 미래’를 그리는 것도 사실이다. 해마다 CES를 마치면 각 미디어에서 한해 트렌드를 발표하기도 하고 최고 제품을 선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의 시각에서 최고 제품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CES 전시장에 돌아다니면서 느꼈던 점도 이점이다. 여성의 눈으로 본다면 어떤 제품이 눈길을 끌 수 있었을까.

내가 여성이 아닌 이상 ‘빙의’할 수는 없겠지만 “와 … 이건 와이프가 좋아하겠다”는 느낌은 받기도 했다.  실제 CES2017에서는 인공지능 기기나 로봇, 자율주행차, VR, 드론 등신 기술에 눈길을 뺏겨 미디어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20~40대 가정주부에게 인기를 끌만한 ‘주방의 미래(Future of Kitchen)’ 를 보여주는 제품들이었다.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독일 IFA 등 국제 전자기기 전시회에서는 그동안 TV가 중심에 놓여 있는 거실(Living Room)이나 잠을 자는 침실에 비해 그동안 ‘주방’은 각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CES에서는 ‘주방’이 앞으로 스마트 홈을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제품이 소개됐다.

파나소닉이 구현한 ‘주방의 미래’ … 재미있었다.

 

파나소닉이 보여준 주방의 미래

특히 파나소닉은 CES2017에서 일체형 세탁기, 인덕션, 레인지 후드, 투명 디스플레이 와인 냉장고 등 새로운 형태의 주방을 보여줘 여성 관람객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파나소닉의 ‘주방의 미래’ 에는 평소에는 투명한 유리 상태를 유지하다가 사용자가 원할 때 마다 영상을 보여주는 유리가 전시 됐는데 찬장 문이나 미닫이문 안에 설치 돼 실내 장식과 조화를 이룬다. 미래의 가정이 아니라 ‘당장 오늘’ 실제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자인이 자연스러웠다.

사케와 화이트와인, 레드와인을 적정 온도와 습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특수 냉장고도 관심을 끌었다. 냉장고 문에 달린 투명 디스플레이가 내부에 있는 주류와 그에 잘 어울리는 음식 조리법에 관한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완전 새로운 개념의 붙박이 요리용 가스·전기 레인지(cooker)도 전시됐다. 요리용 가스.전기 레인지는 기존 인덕션 판이나 그릴 들과 전혀 달랐다. 붙박이 제품으로 식재료를 접시에 담아서 이 가스·전기 레인지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요리가 된다. 식재료에만 열을 가하기 때문에 냄비나 프라이팬이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스 전기레인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일반 식탁처럼 변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주방에도 활용된다. 음식을 조리하면서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조리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가 내장된 레인지 후드에서 조리하면 인터넷으로 연결된 각각의 조리 기구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온도를 조절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동시에 만들 수 있게 한다.

 

음식을 올려놓으면 별도의 접시가 없어도 요리가 된다. 신기방기.

 

술장고(술냉장고) 디스플레이가 있어서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 애주가에겐 필수아이템 ㅎ

 

벽난로를 형상화한 것처럼 보이는 디지털 액자형 TV도 눈길을 끌었다. 벽난로 영상을 틀어 놓으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그림 영상을 틀어 놓으면 캔버스가 된다. 음악 재생 기기로도 활용 돼 손짓을 하면 벽난로 화면이 사라지고 음반 화면이 나타나 고를 수 있게 했다.

파나소닉이 CES2017에서 세계 최초로 내놓은 카운터 탑 인덕션 오븐(Countertop Induction Oven : CIO) 은 주부 뿐만 아니라 요리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한마디로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으면 30분만에 완벽한 요리가 되는 마법사 같은 인덕션 오븐이다. 유도가열기(IH)가 있어서 예열 없이 정확한 조리 제어를 할 수 있다. 파나소닉 측은 “30분만에 4인가구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나온 카운터탑 인덕션 오븐… 재료만 넣으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준다니.. 인공지능이라도 달렸나.

 

알렉사, 주방을 부탁해

아마존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알렉사(Alexa)’는 CES2017에 전시를 하지 않았으나 자동차, 냉장고, 스마트폰, 로봇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과 통합 돼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부각됐다.

특히 미국의 가전업체 월풀이 2017년 연내에 스마트 가전 전제품에 통합하겠다고 발표하며 ‘알렉사 에브리웨어’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월풀은 알렉사 음성인식으로 제어하는 가전 21개를 CES2017에서 공개했다. 사용자가 쿠키 반죽을 만들면서 오븐을 예열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오븐을 작동할 필요 없이 알렉사에게 음성 명령을 내리면 된다.

10명 이상 손님이 오는 모임을 준비할 때 알렉사에게 파티용 얼음을 만들라고 하면 냉장고는 즉시 얼음을 만든다. 주방이나 세탁실에서 음성으로 오븐 타이머, 예열 온도 조정, 남은 빨래 시간, 건조기 멈춤 등 다양하게 명령할 수 있다. GE와 LG전자도 알렉사와 통합한 가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월풀은 거의 모든 가전에 아마존 알렉사를 내장,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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