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북 이용자들이 공동체 형성하도록 하겠다”
-페북 친구의 날 이벤트 현장 취재
지난 2일 페이스북 뉴스피드엔 “친구야 함께 해줘서 고마워”란 내용의 ‘친구의 날’ 동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페이스북에서 각 이용자들이 공유하거나 태그된 사진들, 친구들 프로필 사진으로 만들어진 동영상이다.
2일은 페이스북의 창립 기념일. 페북은 따로 행사를 하지 않고 ‘친구의 날(friends day)’로 지정, 18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잠시마나 친구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시간을 만든 것.
페이스북은 올해 ‘친구의 날’을 준비하면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는 이용자 20여명을 초청,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 초대 돼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나와 그룹 운영자와 토론하는 모습을 취재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그룹과 커뮤니티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앞으로 그룹과 커뮤니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1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그룹(Groups)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곧 이용자들이 그룹을 더 쉽게 만들고 중요한 포스팅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그룹 맴버들에게 티켓을 판매하거나 이벤트를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뉴스피드나 동영상 등 광고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기능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그룹’ 기능 강화를 통해 페이스북 가입자간 모임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이 처럼 ‘그룹’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유통의 핵심 통로가 되고 있으며 편향된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생각을 주고 받는 소위 ‘반향실 효과(에코 챔버 Echo Chamber, 의견과 생각이 독방에 갇혀 있는 것 처럼 밖으로 나가지 않고 다시 돌아온다는 이론)’ 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등 특정 이슈에 대해 찬반 의견을 들으면서 균형감있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 뉴스 피드엔 일방적 의견(일부 가짜 뉴스도 포함된)이 반영된 기사가 유통 돼 ‘편향’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이 아닌 왜곡 된 시각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및 페이스북 경영진들도 이 같은 사실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이 문제는 전 세계에 퍼져 있으며 단지 미국의 현상이 아니다”며 “앞으로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올해 목표를 ‘오프라인 만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올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 수십년간 기술과 세계화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등 많은 혜택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의 삶이 도전에 직면했다.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것을 느낀다. 올해 개인적으로 더 많은 사람의 소리를 듣고 싶다”며 미국 각주를 돌아다니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트렌드) 기능을 변경했다. 개인 취향에 맞게 개인화 된 뉴스 기사 목록을 보는 대신에 같은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기사를 보게 하도록 바꾸고 있다. 다양한 관점으로 사람들과 이슈를 소개하려는 것이다.
셰릴 샌드버그 COO도 이날 “지금은 분명히 미국과 세계에 도전적인 시기다. 사람들은 분열을 무섭게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들은 정말로 두려워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불안해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커버그와 인식을 같이 했다.
멘로파크/ 손재권 특파원